[서평]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 ★★★★☆

서평/추천 ★★★★☆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

저자
임승수 지음
출판사
한빛비즈 | 2014-06-2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는 《오마이뉴스》와 인터넷 미디어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읽게 된 동기


우연히 페이스북 친구가 좋아요를 누른 글을 읽게 되었다. 어느 책의 머리말이었는데, 로또가 당첨된다 하더라도 나는 책을 쓰겠다는 내용이였다. 나 또한 로또가 당첨된다 하더라도 회사를 그만두지 않겠다는 사람이기에 이 책이 궁금해졌다. 

신기하게도 저자는 공대출신 인문학 작가였고, 나 또한 공대출신 작가를 꿈꾸기에 저자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책 리뷰


2009년. 이렇다 자랑 할 거리가 없어 스스로가 부끄러웠던 어린 시절. 어디선가 읽은 책은 '작은 성공이 큰 성공을 부른다' 라고 했고, 자신감을 얻길 원했던 내가 선택한 작은 성공은 블로그. 블로그 관련 도서 두 권을 읽고 나서는 내가 선택한 블로그에서의 작은 성공을 이루겠다며 몇 시간씩 글을 쓰기 시작했다.

블로그 책에서는 좋아하지만 남들이 잘 하지 않는 분야를 블로그 주제로 선택하라고 했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축구. 하지만 남들이 잘 하지 않는 국내축구 포스팅을 시작했다. 당시 나는 선수 한명을 소개하는 짧은 글을 8시간 동안 쓰기도 했는데, 선수의 각종 기록과 인터넷 기사를 읽어보고 팬들 사이에서의 인지도 및 현재 활약상까지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그 뒤로 나는 무려 6년간 블로그를 해왔다. 내 글이 포털사이트 Daum 메인에 뜨는 바람에 하루 7천명이 방문한 적도 있고, 파워블로거는 아니지만 작은 사이트에서 문화상품권을 받고 3개월간 포스팅을 한 적도 있다. 그 뒤 나는 100권이 넘는 서평을 적었고, 그런 나만의 작은 성공들은 지금의 나를 만드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렇게 나는 글쓰기를 좋아하게 되었다.


공대출신 인문학 작가. 내 이야기 한 번 들어볼래?


공대출신의 나는 현재 IT업계에서 일하고 있다. 나는 IT 분야 이외에도 여러가지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축구, 책, 커뮤니티, 스타트업 등이 그렇다. 스티브 잡스는 IT 하는 사람들이 다양한 경험을 가져야 연결할 수 있는 점들이 많아지고, 인간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할 수 있어 더 훌륭한 디자인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나와 같은 사람이 주위에 많다면 좀 더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겠지만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마음을 열어둔 사람을 만나기란 참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저자 임승수가 너무도 반가운 것이다.

다소 자극적이지만 저자는 첫 장부터 출판 업계의 냉정한 현실을 이야기하는데, 초판 1쇄 2천부를 찍어내고 저자가 가져가는 돈이 고작 255만원이라는 사실에 나는 큰 충격을 받았고, 이 책을 구입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255만원은 마치 '나 너한테 진짜 다 말해줄거다' 라고 속삭이는듯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런 솔직한 글은 내가 추구하는게 아닌가.


살아지는 아니 살아내는 인생


출판업계의 현실을 이야기 하던 저자는 이제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석사를 졸업하고 5년간 회사에 다녔던 평범한 인생. 그렇게 시작한 저자의 인생은 책을 쓰면서 부터 급격히 바뀌게 되었다. 


[글은 '살아지는' 삶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삶에서 나온다는 것을 명심하라]


석사 학위를 따고 회사에 다니던 '살아지는' 인생을 살던 저자는 베네수엘라 혁명 이야기로 책을 내며 그 뒤로 쭉 인생을 '살아내고' 있다. 500만원짜리 호텔에 머물기도 하고, 2006년부터 지금까지 전국을 돌아다니며 1천회의 강연을 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통장 잔고가 늘 600만원 정도라고 하니 정말 돈이 전부는 아닌가보다.

5년 동안 다니던 연구직을 놓을때 불안하진 않았을까? 안정된 삶으로 돌아가고 싶진 않았을까? 연구직과 저자의 삶 모두를 가질 수는 없는걸까? 그렇게 살아 낼 수는 없는걸까?

나는 살아내고 있는걸까?


내가 바라보는 나의 세상


"우리 우리들만의 이야기를 적어보자. 하나씩, 하나씩 적어보면 무언가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서로 다른 우리들이 모여있으니 정말 멋진 것을 만들 수 있어."

내게는 소중한 친구들이 있다. 따뜻한 커뮤니티 STEW 인데, 가장 주도적인 내 모습을 발견하는 곳이기에 더욱 애정이 있다. 얼마 전 나는 이 친구들과 운영할 홈페이지를 만들었고, 그곳에 팀 블로그를 적자며 위와 같이 이야기 했었다. 아직 나 이외에 글을 적은 친구들은 없지만 분명히 모두에게 좋은 일들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유행 따라 흘러 다니며 그저 남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꽁무니만 쫓으면, 그런 사람 주위에는 사람이 모이지 않아요. 하지만 승수씨처럼 유행에 상관없이 누가 뭐라 하든 자기 관심사를 가지고 얘기하는 사람은 결국 주위에 사람이 모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타협은 분명히 필요하다. 상사와의 강압적인 타협은 물론이요, 동료들과의 타협도 물론이다. 하지만 나를 힘들고 외롭게 만든 타협은 나와의 타협이다. 내가 원하는게 무엇인지 가슴으로 알지만, 지금 해야 할 일을 머리로 아는. 머리와 가슴과의 타협. 그렇게 싸우다 보면 결국 뭐가 머리이고, 뭐가 가슴인지 모르는 시점에 도달하는데 그땐 정말 너무도 외롭다. 

나는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 분명히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는데 어느 순간 주위에 아무도 없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물론 인간이기에 외로운 것도 있겠지만, 감당하기 힘든 외로움이 몰려올때면 도망치듯 잠을 청하곤 했다.

하지만 돌아보니 그런 외로움들이 결국 내 가장 소중한 컨텐츠가 되었다. 나는 누구보다 나를 잘 안다. 내 안에는 다양한 내가 있는데, 다중인격이라기 보다는 다양한 환경에서의 내가 바라보고 선택하는 결과들이 다르다고 말하는게 이해하기 쉽겠다.

다양한 나를 마주하는게 싫었지만, 이제는 그 모두가 나라고 인정했다. 인간은 누구나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고, 얼마나 많은 모습들을 받아들이냐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깊어진다고 생각한다.


[지나갔을 때 흔적이 남는 사람. 그런 사람이 변화를 일으키는 겁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데 자신감 있게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활동가라고 생각해요. 그런 사람들은 지나가면 흔적이 있어요. 영향을 주겠다, 어쩌겠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끊임없이 사는 거에요. [김상태, <<엉터리 사학자 가짜 고대사>>의 저자]]


다양함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타인을 이해하는데 좋은 경험이 된다. 타인을 이해하는 것은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의 필수 요소이고, 나아가 멋진 어른으로써의 자질이다. 

저자 임승수를 통해 나는 작가로써의 나를 만났다. 

그렇게 나의 세상을 바라보았다.


책 속의 좋은 글


- 제가 책을 쓰면서 가장 많이 노력했던 부분이 솔직하게 쓰자는 것이었어요. [고은초, <<3650일, 하드코어 세계일주>>의 저자]


- '승수씨, 머릿속에 쓸 거리가 많은데 글이 안 나오는 것이 아니에요. 승수 씨가 글로 쓸 수 있는 딱 그만큼만 머릿속에 들어 있는 겁니다.'


- 흘러가는 시간 중에 '살아지는' 삶이 점점 줄어들고 '살아내는' 삶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글이 나오기 시작했다.


- 글은 '살아지는' 삶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삶에서 나온다는 것을 명심하라.


- 유행 따라 흘러 다니며 그저 남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꽁무니만 쫓으면, 그런 사람 주위에는 사람이 모이지 않아요. 하지만 승수씨처럼 유행에 상관없이 누가 뭐라 하든 자기 관심사를 가지고 얘기하는 사람은 결국 주위에 사람이 모입니다.


- 그럼에도 <<세상을 바꾼 예술 작품들>>을 출간할 수 있었던 것은 예술 작품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관점이 있기 때문이다.


- 일기라는 나만의 기록조차 십 년 후의 나라는 '다른 사람'이 보라고 쓰는 것이다.


- 다짜고짜 지나가는 사람의 팔을 낚아채 "도를 아느냐?"고 묻는 사람, 확성기를 들고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목청껏 외치는 사람만큼 절실하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포교 활동은 대부분 해당 종교에 긍정적 이미지보다 부정적 이미지를 안겨준다.


- 책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독자는 임승수라는 사람의 10년 개고생을 주말 하루 만에 홀랑 빨아먹을 수 있다.


-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어쨌든 돈이 벌려야, 관계된 사람들이 먹고살 수 있다.


- 여기저기 기고한 에세이나 칼럼, 서평 등을 대충 긁어모아 단행본 한 권 분량을 맞춘다고 해서 책이 될 수는 없다. 그 내용들이 하나의 콘셉트, 즉 주제의식으로 묶일 수 있어야 한다.


- 30초 안에 소설을 잘 쓰는 법을 가르쳐 드리죠. '봄'에 대해 쓰고 싶다면 이번 봄에 무엇을 느꼈는지 말하지 말고 무슨 일을 했는지 말하세요. [김연수, <<우리가 보낸 순간>> 중에서]


- 간혹 문체에 팍팍 힘을 주는 개성(?)을 발휘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잘만 쓴다면 그런 식으로 개성을 드러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수법은 하수의 영역이다. 고수의 문체는 현란함이 아니라 관점의 전환을 통해 개선을 드러낸다.


- 지나갔을 때 흔적이 남는 사람. 그런 사람이 변화를 일으키는 겁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데 자신감 있게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활동가라고 생각해요. 그런 사람들은 지나가면 흔적이 있어요. 영향을 주겠다, 어쩌겠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끊임없이 사는 거에요. [김상태, <<엉터리 사학자 가짜 고대사>>의 저자]


- 많은 사람들이 영어만 잘하면 번역을 잘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번역을 잘하려면 영어뿐 아니라 국어를 잘해야 한다. 그래야 정확한 우리말로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 한동안 자기계발은 우리의 시대정신으로 작동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거시적으로 교육이나 복지 정책 등 국가 영역에서부터 미시적으로 학습이나 시간 관리 등 개인 영역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자기계발이라는 용어를 알든 모르든 상관없이 모두의 삶을 규정하기에 이른 것이지요. 하지만 이제 그러한 팽창의 끝에 이르러 그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 열풍은 거대한 사기극이었습니다. 국가와 학교와 기업이 담당해야 할 몫을 개인에게 떠넘기으로써(민영화, 사교육, 비정규직 등), 사회 발전의 동력을 확보한 셈이니까요. [이원석 <<거대한 사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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